지층의 상대 연령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는 현재의 여러 가지 단서를 통해 과거의 상황이나 범죄자의 신원을 파악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질학자들은 지층이 쌓인 모양을 보고 과거에 어떤 일이 어떤 과정으로 형성되었는지를 과학적으로 판합니다. 지질학적 사건을 연구하는 원리를 익히고 지질 단면도를 보고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추정하는 방법과 멀리 떨어진 지층을 대비하는 원리를 알아보겠습니다.
과거에 일어난 지구상의 지질학적 사건을 연구하는 기본 원리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가 있습니다.
동일 과정의 법칙(law of uniformitarianism)은 1788년 허튼(J. Hutton)이 주장한 것으로 현재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같은 변화가 과거에도 비슷하게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일 과정의 법칙은 무조건 적용될 수 없다. 왜냐하면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현재와 환경이 다른 시생대나 원생대에 그대로 적응시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선캄브리아대 초기에는 기권과 수권이 없었고 점점 기권과 수권이 생겨났지만 대기의 조성이 현재와는 달랐으며 대기 중에는 산소가 없었습니다.
지층 누중의 법칙(law of superposition)은 1669년 스테노(N. Steno)가 주장한 것으로 퇴적암의 생성 순서를 밝혀주는 법칙입니다.
층이 퇴적된 그대로의 순서를 유지하고 있을 때에는 아래 놓인 것이 먼저 쌓인 지층이고 위에 놓여 있는 것 이후에 쌓인 지층이라는 법칙입니다.
물밑에서 퇴적된 지층이 조륙 운동으로 융기되면 지층은 거의 수평으로 수면 위에 나타날 것입니다. 이는 지층이 퇴적될 때에 수평 또는 거의 수평으로 쌓임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지층이 수직이거나 역전되어 버리면 국부적으로는 지층의 상하 판단이 잘못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지층의 상하를 판단할 수 있는 사층리, 연흔, 건열, 점이층리 등을 이용해야 합니다.
생물군 천이의 법칙(law of faunal and floral succession)은 스미스(W. Smith)가 주장한 것으로 누중의 법칙을 적용하여 지층을 아래로 또는 위로 계속하여 따라가면 지층 속에 들어 있는 화석의 내용이 점점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동물 화석을 조사해 보면 1종의 화석도 점점 변해 가지만 화석 동물군의 내용도 변해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시대가 달라지면 동물군에도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으로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동물에 진화가 일어났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이와 같이 시간을 대표하는 지층의 상, 하 양 지층 사이에서도 화석 동물군의 내용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생물군 천이의 법칙 또는 동물군 천이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이 법칙은 또한 어떤 내용을 가진 화석 동물군은 한 시대밖에 존재할 수 없음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시대가 변하면 동물군의 내용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이 법칙은 지층을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부정합(unconformity) 관계는 부정합을 경계로 상하 두 지층 간에는 큰 시간적인 간격이 있음을 말합니다. 지층이 퇴적되다가 오랫동안 퇴적이 중단되거나 퇴적면이 육화되어 침식을 받은 면이 퇴적층 속에서 발견되면 이 면을 부정합면이라고 하고 이 면 상위 및 하위의 지층 사이의 관계를 부정합이라고 합니다.
만일 하위의 지층이 심한 습곡을 받았거나 부정합면 아래 화성암이 있을 경우에는 부정합면은 대단히 긴 시간의 간격을 의미합니다. 부정합의 시간적 간격이 큰 경우에는 상하 양 지층 중에 화석 내용에 큰 차이가 생깁니다.
관입(intrusion) 관계는 어떤 지층에 화성암이 관입했을 때, 관입당한 지층이 관입한 화성암보다 먼저 형성되었음을 나타냅니다.

위 그림의 위쪽 그림은 A 지층부터 D 지층까지 쌓인 후에 마그마가 관입하면서 기존 지층과 관입암과의 경계 부분이 변성된 것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아래 그림은 A 지층과 B 지층이 쌓인 후 마그마가 분출한 것으로 마그마의 윗부분과 접하고 있는 지층과의 경계는 변성작용을 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분출된 마그마가 노출된 후 풍화작용을 받은 흔적이 C 지층에 나타나 있습니다.
원리와 암상의 유사성 등을 이용하여 결정하며 화석이 발견될 경우 더 정확한 선후 관계를 밝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대 연령으로는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지질학적 사건의 선후 관계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지질학적 연령을 표현하는 것을 절대 연령이라고 합니다.
절대 연령 측정은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를 이용합니다. 어떤 방사성 원소의 반감기가 알려져 있다면 그 원소를 함유하고 있는 암석이나 광물의 생성 연령을 다음 식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N=NO*(1/2)^(t/T)
N0 : 방사성 원소의 처음 양
N : 방사성 원소의 현재 양
t : 경과된 시간
T : 반감기
지층이 퇴적될 당시의 기후, 퇴적분지의 깊이, 주위의 지질 등이 비슷하면 퇴적된 지층의 순서나 성질이 비슷해지는데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멀리 떨어져 있는 지층의 시간적 선후 관계와 이들 중 어느 지층이 같은 시기에 생성되었는가를 밝히는 것을 지층 대비라고 합니다.
암석의 성질에 근거를 둔 암질에 의한 대비와 지층에 포함된 화석에 근거한 생물 층서 대비 및 지질학적 시간과 연령에 근거를 둔 시간 층서 대비 방법 등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각각의 암석 단위는 색, 성분, 퇴적 구조, 조직 등에 의해 구별된다. 관찰한 층의 단면도를 대비할 때, 특히 비교적 좁은 지역일 경우 지층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암석학적 특징을 이용해야 합니다.
암석 단위 내에서 가장 중요한 건층(key bed)이 정해지면 넓은 지역에 분포하는 층군의 대비도 가능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