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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자기와 대륙의 이동

by 지구과학 정복자 2025. 8. 31.

고지자기와 대륙의 이동

 

태양이 지구 주변을 돌고 있다는 기존의 천동설을 뒤집어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는 지동설을 주장한 사람이 코페르니쿠스(Copernicus)입니다.

 

지질학에서도 고정되었다고 여겨지던 기존의 대륙은 이동할 수 있다고 주장한 사람이 베게너(Wegener)이며 코페르니쿠스처럼 높이 평가할 만한 사람입니다.

 

베게너의 초기 주장과 대륙의 이동을 뒷받침할 고지자기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독일의 과학자인 베게너는 세계의 여러 대륙들이 고생대 말까지 하나의 커다란 대륙인 판게아(pangaea)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약 2억 년 전인 중생대 초기부터 분리되기 시작했다는 대륙 이동설을 주장하였습니다.

 

베게너는 아래 그림처럼 대륙 이동의 증거로 대서양 양쪽 연안의 암석, 지질구조 및 화석의 유사성 등을 제시하였습니다.

대륙-이동의-증거
대륙-이동의-증거

 

즉, 북아메리카의 애팔래치아 산맥은 스코틀랜드의 칼레도니아 산맥과 연결되고, 남극 대륙, 오스트레일리아 및 남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사한 식물 화석이 산출되고 있습니다.

 

또한 인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에 고생대 말 빙하의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주로 열대 지방에서 생성되는 석탄층이 남극 대륙에서도 발견되었습니다.

 

일부 고생물학자들은 두 대륙의 화석이 일치하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두 대륙이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육교와 같은 가늘고 긴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육교설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베게너는 대륙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의 원동력으로 조석현상, 극과 적도의 중력의 차 등을 제시했지만 커다란 대륙을 이동시킬 원동력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못해 대륙이동설은 당시에 받아들여지지 못했습니다.

 

그 후 1928년 홈즈(Homles)에 의해 지구 내부의 유동성에 의한 맨틀 대류가 대륙을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주장되었습니다.

 

맨틀 물질이 상승하는 곳에서는 위에 있는 대륙을 분리시키고 해저에서는 해령이 형성되며 대양저가 발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장되던 대륙이동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영국에 분포한 퇴적암에 대한 고지자기 연구 때문입니다.

 

고지자기란 과거의 지구자기장이 그 시대의 암석 속에 보존되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 연구는 약 1억 5천만 년 전의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의 적색 사암에 대한 잔류 자기 방향을 측정한 것으로 적색 사암이 형성될 당시 영국은 현재보다 훨씬 저위도에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마그마가 식어 화성암이 될 때 또는 퇴적물이 물속에 퇴적되어 퇴적암이 만들어질 때 이들 암석은 그 당시의 자기장을 기록하게 됩니다.

 

오랜 지질시대를 통해 지리상의 극과 자기극이 서로 일치한다고 가정하면 이 암석의 복각과 편각을 이용하여 암석이 생성될 당시의 고지 자기극의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암석의 복각을 이용해 당시 암석이 위치한 고위도(古緯度)를 알 수 있습니다. 이때 복각(i)과 위도(λ)와의 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tani=2*tanλ

 

아래 그림은 과거 5억 년 동안 유라시아 대륙과 북미 대륙에서 측정한 자북극의 겉보기 이동 경로를 나타낸 것입니다.

겉보기-자기극-이동-경로
겉보기-자기극-이동-경로

 

같은 시대에는 지구상에 자북극이 하나만 존재해야 합니다. 그러나 약 5억 년 전에는 두 대륙에서 측정한 자북극이 5,000 km나 떨어져 있으며 현재에 가까워질수록 그 차이는 줄어듭니다.

 

즉 과거에는 지구상에 자북극이 두 개 존재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만약 대륙의 이동이 없고 지질시대에 따라 극의 위치만 변화하였다면 두 대륙의 겉보기 극 이동 경로는 같아야 합니다.

 

그러나 두 대륙의 겉보기 극 이동 경로가 다른 것은 두 대륙이 상대적으로 이동했음을 암시합니다. 두 개의 극 이동 곡선을 약 30°회전시키면 거의 일치하게 됩니다.


즉 과거에 대서양은 닫혀 있다가 두 대륙이 이동하면서 현재의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대륙이동설을 부활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